그들이 없으면 우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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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없는 숲, 물고기가 없는 강, 그리고 새가 날지 않는 하늘...

그런 숲과 강과 하늘 아래에서라면 우리들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지구의 벗들과 '공존'하자는 것은 그냥 허투로 하는 멋들어진 구호가 아니라 거의 유일한 '지속가능성'을 위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없으면 우리도 없습니다!

더러는 서식지를 잃고 내려앉을 곳을 찾아 우왕좌왕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불길한 인류의 미래를 봅니다.

오늘은 점점 사라져가는 하늘을 나는 우리의 벗들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두루미

<촬영: 2006년 1월 강화도 동주농장. 추수가 끝난 논에서 먹이활동 중인 두루미 부부>

두루미목 두루미과의 대형 조류인 두루미는 천연기념물 제202호로 정말 귀한 새입니다. 날개를 편 길이가 약 240cm에 이르니 두루미가 나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조는 정수리가 붉은데, 그래서 단정학(丹頂鶴)이라고도 부릅니다. 옛 어른들은 '학(鶴)'이라고도 불렀으며, 하천이나 농경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백로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지만 두루미는 키가 150cm에 이르며, 날개끝이 검고, 정수리가 붉다는 특징이 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겨울 철새로 찾아와 10월 하순부터 이듬해 3월까지 철원, 연천, 파주, 강화 등 비무장지대 주변의 하구나 갯벌, 습지, 농경지에 머물다 3월 중순쯤 다시 시베리아나 몽골로 돌아갑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두루미과는 두루미, 재두루미, 흑두루미가 있는데 그 중 두루미 크기가 제일 큽니다. 재밌는 일은 '캐나다두루미'인데 원래는 시베리아에서 캐나다 북부로 날아가야 하는데 가끔 경로를 잘못들어 우리나라를 찾는 두루미들을 따라서 한국에도 드물게 찾아옵니다. 캐나다 밴쿠버 공항으로 가야할 비행기가 마치 인천공항에 잘못 착륙한 것과 같은 일이죠.


재두루미

[촬영: 2009년 3월,김포. 선회비행을 하고 있는 재두루미 가족]

우리나라는 찾는 두루미들은 해마다 10월말쯤 우리나라를 찾아서 겨울을 나고 3월에 다시 머나먼 아무르강으로 떠납니다. 

재두루미는 천연기념물 제203호로 두루미는 몸 전체가 흰색인데 비해 재두루미는 회흑색/청회색입니다. 몸의 색으로도 쉽게 구분할 수 있으며, 크기는 두루미보다 약간 작습니다.

[촬영: 2008년 2월,김포. 오른쪽의 2개체는 어린 유조로 목덜미가 갈색입니다.]

3월이 되면 노련한 개체들은 어린 개체들을 불러보아 상승기류에 올라타는 법을 가르치고, 날개 근육을 키우기 위해 무리지어 회전비행(서클링)을 합니다. 이제 곧 그들이 떠날 시간이라는 뜻입니다. 그들이 내년에도 잊지 않고 이 땅을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 그리고 그런 환경을 지켜주고자 하는 우리의 행동이 바로 '지속가능성'입니다.


황오리

[촬영: 2007년 12월,강화. 몸 전체는 밝은 황색이지만 날개 아래는 흰색입니다.]

10월부터 3월말까지 하천 주변이나 빈 농경지 등을 무리지어 비행한다면 쇠기러기, 흰빰검둥오리, 청둥오리 이 셋 중에 하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중 쇠기러기는 오리류의 날개짓과 조금 다른데 힘차게 한번씩 활개짓을 하고, 몸길이도 70cm 이상이라서 오리에 비해 큰 편입니다.  그리고 한강 주변에서는 텃새화된 민물가마우지 등을 비교적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민물가마우지는 다른 새들에 비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목이 길어서 비교적 쉽게 식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드물게 황오리를 본다면 그것은 큰 행운입니다. 황오리가 나는 모습은 쇠기러기와 비슷하여 멀리서 보면 쉽게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황오리를 식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전체적으로 밝은 황색의 몸체와 날개 아래 흰색인데 멀리 비행 중일 때는 이 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김포, 파주의 빈 농경지에서 주로 먹이 활동을 하는데 개체수가 줄고 있는 대표적인 조류이기도 합니다.


저어새

[촬영: 2008년 5월,강화. 모내기가 끝난 논에서 미꾸라지를 잡아먹고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205-1호로 지정된 저어새는 전세계적으로 약 3000마리 정도만 남아있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입니다. 저어새가 우리에게 특별한 이유는 3월 중순 우리나라 강화도, 경기도 서해안을 찾아 번식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환경에서 그들이 살 수 없다면 저어새의 번식 마저도 즉각적으로 위협받는다는 거죠.

위 사진은 특이하게도 두마리의 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 205-2호)와 같이 있는 저어새입니다. 노랑부리저어새는 부리끝이 노랗고 머리깃이 없어서 자세히 보면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저어새는 3월에 우리나라를 찾아서 10월까지 지내고, 노랑부리저어새는 10월쯤 우리나라를 찾아 겨울을 나고 3월쯤 떠나는데, 3월이 바로 이 둘이 잠시 함께 머무는 시기이죠. 3월에는 정말 운이 좋다면 저어새와 노랑부리 저어새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답니다.

봄에 보는 저어새는 머리에 황금색 장식깃이 있습니다. 번식기라는 뜻이죠. 이들은 긴부리로 논이나 갯벌을 휘저으며 먹이활동을 합니다. 그래서 영문명도 Black-Faced Spoonbill이죠.


흰꼬리수리

[촬영: 2006년 12월,강화.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유조입니다.]

천연기념물 제243-4호인 흰꼬리수리를 본다는 것은 놀라운 행운이죠. 흰꼬리수리는 겨울에 드물게 찾아오는 맹금류인데요, 카리스마 넘치는 자태와 날개를 펼쳤을 때의 위용은 정말 대단하죠. 마치 하늘의 호랑이를 보는 것 같아요.

흰꼬리수리를 식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꼬리와 목 주변의 흰색 깃털입니다.  사진의 흰꼬리수리는 비교적 어린 개체(유조)인데요, 성조에 비해 유조는 목과 꼬리의 흰색이 뚜렷하지 않아요.

그래도 흔히 볼 수 있는 맹금류인 황조롱이나 말똥가리에 비하면 그 몸집이 대형 맹금류답게 아주 큰 것을 알 수 있죠. 몸길이 최대 90cm 이상이라고 하니 하늘의 호랑이라고 할만 합니다.


황조롱이

[촬영: 2005년 12월, 강화. 정지비행(호버링) 중인 황조롱이]

천연기념물 제323-8호는 우리나라의 맹금류 중에서는 비교적 자주 만날 수 있는 친구입니다. 심지어 도심의 아파트에 둥지를 트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황조롱이는 매과 동물 중에서는 덩치가 작은 편이예요. 흔히 보는 비둘기 크기 정도이죠. 황조롱이는 특히 호버링이라고 하는 정지비행술이 뛰어난데, 하늘에서 정지한 채 '매의 눈'으로 지상의 먹이감을 노려보는 모습은 정말 멋지죠. 몸이 가볍고 움직임이 빨라서 더러는 수직 비상하기도 하는 비행술의 귀재예요.

가까운 우리 주변에 황조롱이가 산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예요. 


말똥가리

[촬영: 2006년 12월 김포, 먹이를 찾고 있는 말똥가리]

황조롱이와 더불어 겨울철에 비교적 자주 관찰되는 맹금류이며 산림, 개활지, 평지 등 우리나라 전역에 도래하는 겨울철새입니다. 한강 주변이나 서울 외곽 지역에서도 가끔 볼 수 있답니다. 몸길이는 약 55cm로 황조롱이보다 몸이 크며, 날개가 넓고 꽁지는 짧은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독수리

매목 수리과에 속하는 대형 조류로 천연기념물 제243-1호입니다. 최대 크기는 120cm까지 성장한다고 하니 하늘을 나는 독수리의 위용은 대단하죠. 그러나 독수리는 가장 큰 맹금류이고, 하늘의 제왕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평화주의자'예요. 비행술이 날쌔지 못하고 사냥술도 떨어져 살아있는 동물을 사냥하기보다 주로 동물의 사체를 찾아 먹죠. 까치나 까마귀에게 쫓겨서 도망다니는 굴욕도 자주 당하기도 한답니다.

우리나라에는 겨울철에 찾아오는 철새로 개활지에서 주로 관찰되는데, 대부분 무리지어 생활합니다. 탁 트인 개활지 높은 하늘에서 큰 날개로 선회하고 있다면 독수리일 가능성이 있어요. 지금쯤은 다들 시베리아나 몽골로 돌아갔을 독수리들이 내년에도 우리나라를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이예요.


가끔 하늘을 보세요. 그리고 그들의 이름을 알아보고 불러준다면 우리의 삶이 더 풍요로워집니다.


#그들이없으면우리도없다 #사라져가는벗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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